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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골프 신인왕 경쟁 '후끈'…걸출한 '슈퍼루키'는 없어: 광주 U대회 2관왕 이정은·시드전 1위 이효린·국가대표 에이스 이소영 등; 2016.04.28 10:14 입력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khoon@yna.co.kr

2부투어 상금 1·2위 박지연과 김아림에 '복병' 김지영·이다연 주목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프로골프투어 신인왕은 상금왕이나 다른 타이틀과 달리 평생 딱 한 번 밖에 기회가 없다. 신인 때 타지 못하면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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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center" class=img-info align=center sizset="false" sizcache0879321578530538="76 77 6">신인왕 포인트 1위를 달리는 이정은. </DIV>
 
신인왕 타이틀은 투어에 막 발을 디딘 신인이 '특급 선수'라는 훈장이다. 다른 신인과 '급이 다른 선수'라는 대접을 받는다.

해마다 뛰어난 신인이 많이 유입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신인왕 타이틀 따기는 쉽지 않다.

역대 신인왕 가운데 대다수는 투어 데뷔 이전부터 스타였다. 아마추어 시절에 투어 대회에서도 통하는 실력을 뽐낸 정일미(44), 박세리(39·하나금융), 강수연(40), 이미나(36·볼빅), 신지애(28), 김효주(21·롯데) 등이 그들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여자프로골프에는 '슈퍼 루키'는 없다. '슈퍼 루키'라는 칭호를 받으려면 아마추어 시절에 초청 선수로 출전한 프로 대회에서 우승 한번은 거둬야 하는데 작년에도, 올해도 그런 선수는 없다.

대신 신인왕 경쟁이 유례 없이 뜨겁다. 걸출한 신인 한 명이 독주하는 양상이 아니라 실력이 엇비슷한 우수한 신인이 여럿이라 그렇다.

'슈퍼 루키'는 아니라도 올해 등장한 신인 가운데 아마추어 시절 한 가락 했던 '대형 신인'은 많다. 

2부투어 상금왕 박지연(21·삼천리)과 시드전 수석 합격자 이효린(19·미래에셋), 그리고 국가대표 에이스 이소영(19·롯데) 등이 '대형 신인'으로 꼽힌다.

작년 2부투어에서 4차례 우승을 차지한 박지연이나 압박감이 메이저대회를 능가한다는 시드전에서 압도적인 스코어로 1위를 차지한 이효린은 장외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셈이라 '당연직 신인왕 후보'다.

투어 선수 가운데 최장신(179㎝)인 박지연은 우월한 체격을 바탕으로 뿜어내는 장타로 2부투어 무대를 호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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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center" class=img-info align=center sizset="false" sizcache0879321578530538="76 77 7">작년 2부투어 상금왕 박지연.</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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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린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2개월 동안 치른 준회원 선발전, 정회원 선발전, 시드전을 모조리 1위로 장식했다. 단단한 체격에 임팩트가 좋아 비거리도 만만치 않다. 특히 근성과 집중력은 남다르다.

국가대표 시절 가장 돋보이는 성과를 낸 이소영은 시즌 개막에 앞서 투어 선수를 상대로 한 설문에서 절반가량이 신인왕이 유력하다고 점 찍은 기대주다. 나이는 어리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대회를 숱하게 겪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와 유럽여자프로골프(LET) 대회에 초청 출전 경험도 여러번이다. 

이들 셋은 시즌 개막에 앞서 대형 후원 계약을 잇달아 성사시켜 가치를 입증했다.

그렇다고 신인왕 경쟁을 박지연, 이효린, 이소영의 3파전으로 예상한다면 '잠룡'이 수두룩하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이정은(20·토니모리)과 김아림(21·하이트진로)은 '숨은 진주'다. 

이정은은 지난해 광주 유니버시아드 2관왕이다. 그는 유니버시아드 금메달을 따려고 프로 전향을 미뤘다. 이정은은 유니버시아드를 마치자 마자 준회원 선발전, 정회원 선발전, 시드전을 숨 가쁘게 치른 끝에 투어에 입성했다.

이정은은 같은 국가대표 출신 이소영과 이효린에 뒤질 게 없다고 자신한다. 

김아림은 지난해 2부투어에서 박지연에 이어 상금랭킹 2위에 올랐다. 

2부투어 마지막 대회를 앞두고 1천만원 차이로 박지연을 제치고 상금랭킹 1위를 달리던 김아림은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한 박지연에게 상금왕을 내줬다. 둘은 2부투어에서 나란히 다승 1위(4승)를 차지했다. 

28일 현재 신인왕 레이스에서 이들은 1∼4위에 포진했다. 하지만 포인트 차이는 미미하다. 우승하면 150점에서 310점, 10위 이내 입상하면 50점에서 160점까지 받는 포인트가 1위와 4위가 68점 차에 불과하다. 당장은 순위가 큰 의미가 없는 혼전이다. 대회 때마다 순위가 바뀔 정도다. 

선두는 이정은이다. 이정은은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6위를 차지한 데 이어 삼천리 투게더 오픈 14위,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12위 등 고른 성적으로 신인왕 포인트를 착실하게 쌓았다.

달랏 챔피언십에서 4위를 차지해 신인 가운데 맨먼저 '톱10' 입상 기록을 남긴 이효린은 이어진 3개 대회에서 컷 탈락 없이 꾸준한 성적을 수확해 신인왕 레이스 2위를 달리고 있다.

신인왕 레이스에서 3위를 달리는 이소영은 대회가 거듭될수록 성적이 나아지고 있다. 3개 대회를 치른 그는 지난 22일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최종 라운드에서 한때 선두권으로 치고 오른 끝에 4위에 올랐다. 

김아림도 삼천리 투게더 오픈 8위로 '톱10' 입상을 신고하며 신인왕 레이스 4위에 이름을 올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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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center" class=img-info align=center sizset="false" sizcache0879321578530538="76 77 8">시드전을 수석 합격한 이효린.</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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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미리 치른 시즌 개막전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에서 5위를 한 박지연은 올해 두차례 컷 탈락에 '톱10' 입상이 없어 신인왕 레이스 상위권에서 밀려났다. 두차례 컷 탈락 때 퍼팅이 크게 부진했던 박지연은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퍼팅 감각을 되찾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신인왕 경쟁에 열기가 더해진 건 박지연, 이효린, 이소영, 이정은, 김아림 등 엘리트 코스를 밟은 '대형 신인' 뿐 아니라 '복병'이 가세해서다. 

신인왕 레이스에 변수로 등장한 김지영(20·올포유)은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바닥에서 치고 올라온 선수다.

한때 국가대표를 지냈지만 화려한 성적은 거두지 못한 그는 준회원 선발전, 정회원 선발전에서 모두 낙방한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그는 신인 가운데 가장 먼저, 가장 가깝게 우승에 다가섰다. 삼천리 투게더 오픈에서 이제 '절대 강자'로 자리를 잡은 박성현(23·넵스)과 최종 라운드 맞대결에 이어 연장전까지 치러 주목을 받았다.

국가대표 출신이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이다연(19)도 신인왕 레이스에 뛰어 들었다.  이다연은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3라운드부터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와 최종 라운드에서도 끝까지 우승 다툼을 벌인 끝에 4위라는 좋은 성과를 냈다. 

이들은 '신인왕이 목표'라고 공언하지는 않는다. 다들 '대회마다 최선을 다해 성적을 내다보면 신인왕은 따라 오는 것 아니냐'는 태도다. 

하지만 이들의 눈빛에서는 '신인왕은 내 것'이라는 강렬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29일 개막하는 KG·이데일리 레이디스오픈에서 이들의 각축전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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