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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현행 병적증명서의 정신병력 노출 개선해야": "정신질환 사유 보충역자, 불합리한 차별 받을 수도"; 2016.11.14 09:41 입력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kjpark@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입사 원서 등에 쓰이는 현행 병적증명서에 정신병력 등 개인 정보가 과도하게 기재되는 것은 '차별'이 될 수 있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13일 인권위에 따르면 강모 씨와 최모 씨는 올해 병무청장을 상대로 병적증명서에 병력이 기재돼 채용 과정에서 차별을 당할 수 있다는 내용의 진정을 제기했다.

정신질환을 앓았던 두 사람은 신체검사에서 4급 판정을 받아 교육훈련이 면제된 보충역이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마쳤기 때문에 병역사항이 기재되는 주민등록초본과 병적증명서를 떼면 군번과 병과, 계급이 없었다.

이들은 "병역 의무를 다하고도 군번, 병과, 계급이 없는 탓에 입사원서를 내기만 해도 의도하지 않게 과거 정신질환이 있었음을 밝히게 된다"며 "정신질환의 완치 여부와 관계없이 병력을 이유로 불합리한 차별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실제 상당수 기업은 입사원서의 병역 항목에 예비역·보충역·제2국민역 등 역종뿐 아니라 군번 등의 정보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런 관행을 두고 병무청은 "동일 질병으로 인한 반복 귀가자나 다른 질병으로 3회 이상 귀가한 사람 등도 교육소집에서 제외된다"며 "교육소집 제외의 이유를 정신질환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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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center" class=img-info align=center>국가인권위원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DIV>
 
인권위는 그러나 "최근 3년간 교육소집 훈련이 면제된 사례 중 정신건강의학과 질환을 이유로 면제된 비율이 80%에 달한다"며 "병적증명서 정보만으로 정신질환을 앓았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이어 "채용 과정에서 병역기피 사실이 있느냐만을 보면 되는데 현재처럼 일률적으로 세부적인 병역 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과도한 정보수집"이라며 병적증명서 발급 제도를 '일부증명방식'으로 개선하라고 병무청장에게 권고했다.

고용노동부가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군번 등을 묻지 않는 '표준이력서 양식'을 만들어 기업에 사용을 권하고 있지만, 강제력이 없어 실효성이 적은 탓에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표준이력서 사용과 관련한 사항을 법률로 명시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면서도 "그에 앞서 충분한 의견수렴이 필요한 만큼 주민등록초본 내 정보를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접근하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밝혔다.

<DIV style="TEXT-ALIGN: center" class=article-img align=center><IMG alt="고용노동부 권장 표준이력서" src="http://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6/11/12/AKR20161112037200004_01_i.jpg">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class=img-info align=center>고용노동부 권장 표준이력서</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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